250111 이태원 트렌스젠더-클럽 2F

떠제 2025. 1. 14. 14:08

25년도의 두산아트랩 첫 공연이다.

 

여기서 두산아트랩이란? 

두산아트랩은 젊은 예술가들이 실험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예술가들은 두산아트랩을 통해 발전 과정의 작품을 소개할 수 있으며, 이후 작품 개발에 한 단계 나아갈 수 있습니다.

공연(40세 이하), 미술(35세 이하) 분야의 예술가들의 새로운 실험을 다양한 형식으로 지원합니다.

이런 좋은 의도를 가진 기획 공연인 것이다.

 

심상치 않다.

 

 

이무기 프로젝트
이무기 프로젝트는 ‘이태원은 무엇일까 기록하기’라는 이름으로 이태원 지역 트랜스젠더 성노동자 커뮤니티 역사를 기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수영, 김일란, 문상훈, 성재윤, 여름, 한솔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자 영역에서 활동하던 퀴어 예술가, 여성 연구자, 성노동자 인권활동가 등이 모여 만든 창작집단이다. 이들은 한국 사회 속에서 망각의 위기에 있는 트랜스젠더의 역사를 끄집어 내어 무대를 통해 이야기한다.

 

 

멋진 사람들

 

 

이태원 트랜스젠더-클럽 2F 
<이태원 트랜스젠더-클럽 2F>은 1970년대부터 발전해온 이태원 트랜스젠더 클럽의 공연예술과 그에 얽힌 성노동자 트랜스젠더 여성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 연극이다. 실제 이태원 트랜스젠더 클럽들은 트랜스젠더 커뮤니티가 함께 생존을 도모하고 공연예술을 발전시킨 주요 무대였다. 그리고 이들의 공연은 동시대 유행가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트랜스젠더 창작자는 그 시대의 문화와 자신만의 이야기를 결합시켜 당대 유행가를 독창적으로 해석한 독특한 무대를 선보여 왔다. 이번 공연에서는 당대 유행가들을 중심으로 실제 트랜스젠더 창작자의 목소리를 통해 애환이 어우러진 그들의 무대와 삶에 대해 들어본다.

 

 

주체할 수 없는 끼

 

 

난 관극의 시작은 극장 문을 들어서면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하는 주의인데 그렇게 제작되는 퍼포먼스가 내 짧은 경험상 많지는 않다.

그런데 조금 일찍 들어가 객석에 앉아 있으면서 이렇게 다양한 모습의 관객들을 본 적이 있든가 싶었다.  심지어 공연이란 걸 처음 보시는 분들인가 싶을 정도로 뭔가 정신이 없었다(positive).

 

 작년에 <이야기와 전설> 관객과의 대화에서 프랑스 배우들이 프랑스에서는 공연 시작 전에 관객들의 대화 소리가 너무 커서 역할로서 극에 들어가기 전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한국은 너무 조용해서 신기하고 고마운 문화였다고 했었다. 이런 문화 상대성 같은 것들이 떠오르면서 재밌는 것들이 창발 되었다.

 

무대에 등장하는 3명의 배우 모두 트랜스젠더다. 이들의 자전적인 얘기와 가무로 이뤄져있다.

 

아직 경험이 짧어 트랜스젠더 클럽을, 이들을 깊이 공감할 수 없을줄 알았으나. 결국 마주한 건 살아온 사람 얘기다.

 

 

 

 

 

보는 내내 이태원에 트랜스젠더이기에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는 공연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은 이런 게 익숙지 않다. 그래서 대사를 종종 틀리기도 한다. 기억해 내려고 애쓰는 게 훤히 볼 수 있다. 틀려도 이해해달라며 욕한다. 극 중 자신들의 욕은 욕이 아니라고 한다. 그렇게 느껴진다. 관객들은 이들의 욕에 웃음 짓는다. 아 그리고 생각보다 훨씬 대단한 사람들이다. 이들을 응원하는 마음이 안 들어서 좋았다. 괜히 소수자의 얘기를 하면 응원, 동정을 요구될 때가 있는데 그러지 않았기에 사람이 보였다. 

 

보기 힘든 새로운 경험을 한 것 같았다.